한우농가들이 1년 전 구제역 사태로 홍역을 치렀는데 이후 한우의 산지가격 폭락, 시장개방, 사료값 상승 등의 악재가 겹쳐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설상가상 한미FTA가 발효되면 한국산 쇠고기를 미국에 수출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미국 쇠고기 관세가 40%에서 연차적으로 철폐돼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항구적인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고령군의 한우농가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천258가구에서 사육두수가 1만8천122마리로 올해 11월은 1천267가구가 2만76마리를 사육해 2천여마리가 증가했다.
현재 우시장에서 거래되는 6~7개월 암송아지 가격은 구제역 이전 가격을 유지해 왔으나 추석을 기점으로 가격이 점차 하락해 11월4일을 기준으로 128만원에 거래됐으며,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207만원, 올해 7월4일에는 201만원에 거래됐다.
한우농가은 구제역 이후 사육두수 증가로 인한 가격하락, 사료가격 폭등 등으로 생산비가 증가돼 존폐의 기로에 놓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우가격의 하락은 대체적으로 사육두수 증가가 주요인이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둔화, 지난해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백신 접종을 한 것이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떨어뜨린데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쇠고기 가격은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외국산 쇠고기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있으며, 대형 마트와 정육점 등 판매점에서 유통마진 높고 값비싼 국내산 한우보다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외국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한미FTA 이행법안이 미국 의회를 통과하자마자 우시장에선 한우가격이 급락하는 현상을 보여 향후 닥쳐올 상황을 대비 한우농가를 비롯해 고령성주축협, 고령군 등 관계기관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연합체를 구성해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
고령성주축협과 고령군이 한우촉진행사를 벌이고 축산물판매장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나 보다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계획을 세워야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할 수 있다.
예컨대 한우촉진행사를 일시적인 전시행사보다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하며, 인근 대도시의 소비자를 찾아 집중적인 직판행사를 펼친다면 고령한우에 대한 홍보뿐만 아니라 농가소득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고품질의 질 좋고 소비자에게 신뢰를 받는 한우를 육성, 고령군을 대표하는 한우브랜드를 개발해 가격의 경쟁력을 높혀 나간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
정부는 이제라도 한미 FTA의 최대 피해자인 실의에 빠진 한우농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우가격의 안정화, 생산비절감을 위한 대책을 즉각 수립해 한우농가들의 불안을 해소해 줘야 한다.
한우농가들은 사료작물과 들풀을 이용한 자체 조사료를 생산해 생산비를 줄여 나가면서 고급 사육기술을 습득해 고품질 한우로 승부를 걸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구제역이 재발할 위험이 높은 동절기를 맞아 사전에 위기상황 발생과 방역에 만전을 기하는 유비무환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한우농가들이 주체가 되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지자체를 비롯한 관계기관에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고 연합체를 구성하는데 앞장을 서야 한다.
특히 고령군은 위기상황을 인식해 한우농가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군 예산과 행정력을 지원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