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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세월호 침몰로 국민적 슬픔이 극에 달해 크고 작은 행사가 가을로 미뤄지면서 관내는 지금 밀린 숙제하기에 바쁜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평일에도 관광버스에는 지역민들의 나들이는 계속되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학교 운동장은 행사관계로 북적거리고 있다. 더불어 선출직 공직자는 바쁜 일정에도 행복한 푸념까지 곁들이면서 얼굴 내밀기에 정신이 없는 시즌이 되었다. 축제가 되었든 조촐한 행사가 되었든 공동체의 가치 회복에 중점을 두는 것이라면 그 주체는 당연히 지역 주민이 되어야 한다. 주객이 전도되고 볼썽사나운 뒤끝에 갈등만 커지고, 뒷맛이 개운치 않은 행사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 현상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도두들 어렵고 힘들다고 아우성이지만 농사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풍년이든, 흉년이든 유명 관광지로 이마을 저마을 앞 다투어 떠나고 있다. 오죽하면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람은 패티김, 가방을 남기고 떠난 사람은 유병언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을까, 아직도 세월호 여파는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정치권을 괴롭히고 있다.
식물국회, 방탄국회라는 오명 하에 국회해산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힘 있고 권력 있는 사람부터 절제되고 성숙한 자세가 요구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심각한 가치관의 혼돈에 빠져 있다.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 어느 쪽이 바른길인지의 판단 문제는 고사하고 상호 모순되는, 때로는 정반대의 가치관이 한 몸에 공존하는 어지러운 상황이다. 머슴이라고 자처하는 이들도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라고 퍼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머슴을 몰라본 국민이 막중한 죄를 짓고 있다는 사실까지도 이제 우리는 알았다. 지금 국회는 밥값도 제대로 못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혈세까지 꼬박꼬박 빼먹고 있는 조직으로 전락하고 있다.
우리 유권자를 봉으로 알고 있는 유일한 집단이라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또 어디에서 계란과 고춧가루가 날아들지 모르는 오늘의 현실이 답답한 노릇이다. 나만 옳다는 자만심과 나만 국민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자기 착각은 파행 정국을 불러올 뿐이다. 지금처럼 상대방 탓만 하면서 책임공방만 벌인다면,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없고 불신과 분노만 사게 된다. 정치권이 성숙한 결단을 내려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지방의 유권자들도 편안히 가을을 준비하고 맞이할 수가 있다.< 저작권자 © 고령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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