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때, 다급하게 빨리 끄지 않는다면 발등이 데인다. 
누구나 살면서 발등의 불처럼 어떤 일을 급하게 처리한 경험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비교적 큰 금액의 대출금 이자 상환일이 내일인데, 깜박하고 대비를 안 한 경우라면 난감해할 것이다. 어떻게든 내일까지 상환해야 한다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알고 보면 발등에 불이 떨어지도록 만들어 놓은 그 상황은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그러한 상황은 게으름과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다. 직장인 중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질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뒤늦게 부산을 떠는 이들이 있다. 옆에서 지켜보는 이까지 덩달아 가슴을 졸이게 만든다. 평상시 조금만 준비를 해두었다면 발생하지 않을 부산스러움이다. 물론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는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경우로서 신의 뜻이라 생각하고 빨리 앙금을 털어내는 것이 최선이다.  
해야 할 일을 미룬 어떤 직장인의 경우다. 기한이 정해진 업무가 아니고, 딱히 어려운 업무도 아니었고, 하루 2시간씩 3일만 투자하면 해결되는 업무라고 해보자. 기존의 업무를 추진하면서 틈틈이 짬을 낼 수 있었으나 게으름으로 방치했다. 상사가 열흘이 지난 후 업무 추진 결과를 확인했다. 그때까지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했기에 얼굴 붉히며 몸 둘 바를 몰라 할 뿐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면 무능한 직원으로 낙인찍힌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가는 직장인으로 남고 싶다면 무사태평의 자세로 게으름피우는 일이 없어야 한다. 3일이면 해결될 업무를 열흘까지 방치한다는 것은 자신을 무능력자라고 광고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무능력자로 낙인찍힌다면 그것을 원상태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곱절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힘들이지 않고 약간의 시간만 투자하면 원활하게 풀어갈 일을 얼굴 붉히고 싫은 소리 들은 후에 처리한다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직장인들이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이유는 부주의와 게으름 이외에 무계획도 단단히 한몫한다. 사전에 당일 처리해야 할 업무, 주간에 처리해야 할 업무, 월간에 처리해야 할 업무 등을 기록하고 시행 여부를 체크했다면 업무를 방치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무능력자로 몰리지도 않을 것이다. 계획을 세우고 시행 여부를 체크하며 사는 인생과 계획 없이 사는 인생의 차이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한 가지 사례가 생각난다. 경북도청에 근무할 당시 공유재산 관리 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었다. 당시는 전산 시스템이 미비해서 수작업의 종이 문서 위주였다. 2000년도쯤으로 기억된다. 1981년 대구직할시 승격으로 경북도와 분리되었고, 1995년 달성군이 대구광역시로 편입되면서 편입 지역 내 상당한 도유재산이 대구광역시로 이관되지 않고 도유재산으로 남아 있었다. 물론 대구시로부터 수시로 이관요청이 왔지만 재산 조서가 미비해 신뢰도가 떨어진 요청서였다. 거기다가 관계 법령, 인수인계 지침 등을 감안 할시 승계 여부가 애매한 재산도 포함돼 있었다. 소위 잡종재산으로 경북도 고유의 재산은 이관 제외라는 당시 내무부 지침의 위법, 적법의 논란도 있었다.  
어쨌든 재산목록을 확정하고, 관련 공부에 의한 취득 경위, 관리 연혁 등을 꼼꼼히 따져 승계여, 부를 결정해야 하나 양측 모두 거기까지 손쓰지 않고 있었다. 필자가 도유재산 업무를 맡고부터 재산별 현황과 관리 이력을 작성했다. 토지 300여 필지로 시가로 수천억 원은 됐다. 작업량이 만만치 않았지만 누군가 언젠가는 해야 할 일로 여겨 선도적으로 업무를 챙겼다. 틈틈이 해서 인지 6개월은 걸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재산 중 일부의 보상금 수령 문제로 양 자치단단체 간 소송이 있었다. 금호강 제방 사업으로 대구 시내 소재 도유재산 100억 원 상당의 보상금을 경북도에서 수령하였기에 반환을 요청한 대구시의 소송제기였다. 
당시로서는 경북도의 중요재산 가치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었다.  
당시 재판을 맡은 판사는 아직도 대구시로 이관되지 않은 도유재산이 상당함을 알고 대승적 차원의 화해를 권고했다. 문제는 이관할 재산 조서가 신빙있게 작성돼 있느냐였다. 도에서 상당한 재산을 이관해 주면, 대구시에서 소송을 취하하도록 중재하고자 함이었다. 마침 대구시에서도 그러겠다고 해 분쟁 해결의 실마리가 잡혔다. 나는 그간 작업해 둔 이관 조서를 내밀었다. 그것으로 쉽게 화해가 이루어졌다. 당시 법 유권해석은 지방자치단체 구역 변경이 있으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재산 이관을 하도록 하는 것이 판례였기에 줄것을 주고 보상금 반환을 피한 경북도의 실익이 컸다.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챙긴 나의 업무 스타일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그러한 나의 노력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서운하기도 했지만 할 일을 다하고 성과를 낸 자긍심은 평생 가는 듯하다.ㅈ유비무환은 '미리 준비가 돼 있으면 걱정할 것이 없다'는 뜻을 내포하는 사자성어다. 발등의 불을 예방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기도 하다. 앞서가는 직장인이 되고자 한다면 미리 예측하고 미리 대처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후 뒷북이나 치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뜨거운 한여름에 땀을 흘리며 겨울을 준비한 개미는 따스한 겨울을 보내지만, 놀기에 마음을 빼앗겼던 베짱이는 굶주림과 추위에 떠는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는 시사하는 바가 남다르다. 준비하며 사는 직장인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